Sauvignon Blanc(쇼비뇽 블랑)
소비뇽 블랑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몇가지 서로 다른 이름들이 같은 속성의 포도 종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우선 이는 단순히 '소비뇽(Sauvignon)' 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이 포도 종의 명산지인 르와르의 <뿌이유 슈르 르와르>(Pouilly-sur-Loire) 마을에서는 '블랑 퓨메'(Blanc Fume) 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가 '퓨메 블랑'(Fume Blanc) 으로 이름짓기도 하였다.
이 포도 종으로 빚은 와인을 우리들 생활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보르도 그라브(Graves)의 드라이한 흰 포도주, 소떼른(Sauternes)의 달콤한 화이트 와인 등이 이들이다. 물론 이 외에도 세미용(Semillon)과 약간의 무스꺄델(Muscadelle)이 브랜딩되고 있기도 한다. 특히 참나무 통에 숙성시킨 그라브의 것은 토스트(toasty)한 맛을 보인다.
두번째로 이 포도 종에 의한 포도주는 캘리포니아의 Livermore, San Benito, 그리고 Santa Clara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들은 보르도의 소떼른 와인과 같이 스위트한 것으로 양조돼 오다가 오늘날에 와서는 이 포도 종의 특성이 가장 두드러진 르와르 지방의 드라이한 와인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소비뇽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르와르 지방의 상세르(Sancerre)와 뿌이유 퓨메(Pouilly-Fume)를 빠뜨릴 수 없다. 어느 점에서 이 두 마을과 소비뇽은 동의어의 선상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상세르와 뿌이유 퓨메는 프랑스에서 가장 긴 르와르강 발원지 가까이 있는 마을들로서 이들은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이웃하고 있다. 부르고뉴의 리용에서 한결 가까이 있는 포도밭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상세르와 뿌이유 퓨메는 흰 포도주의 독특한 영역을 이룬다. 맛은 강한 풀내음이 나고(strong herbaceous flavor) 약간은 짠맛(acidity)이 배어 있다. 그리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쌉쌀함이 독특한 와인의 정감을 가져다 준다.
더 한층 유쾌한 점은 이렇듯 훌륭한 품질에 비해 값은 한결 싸다는 사실이다. 매우 경제적인 와인의 전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소비뇽으로 화이트 와인을 빚는 양조 지역은 넓게 분포돼 있다. 프랑스의 보르도, 르와르 지방, 랑그독(뱅드빼이독) 그리고 부르고뉴와 론 지방이 그 예다. 프랑스 이외의 지역으로서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뉴질랜드가 이 포도 종이 우세한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특기할 만한 점은 소비뇽은 여느 기후대이든 또는 어떤 토양이든 상관없이 변함없는 같은 맛을 보인다는 특이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포도 종이라고 하더라도 기후와 토양이 틀리면 그 맛도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까베르네 소비뇽의 경우이다. 북위 45도에 위치한 보르도의 포도종과 남위 30도의 칠레산 간에는 엄연히 다른 맛의 차이를 보인다. 다시 말하면 남위의 포도주가 북위의 것보다 한결 순하고 마시기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뇽의 화이트 와인은 이러한 차이가 없이 항상 똑같은 맛과 향을 우리들에게 전해 준다.
소비뇽 화이트에 맞는 음식으로는 색깔이 흰 육류(white meat), 염소치즈(goat cheese) 등을 꼽는다. 특히 영국의 와인 저술가인 조안나 사이몬(Joanna Simon)은 상세르와 염소치지의 결합을 "천상의 궁합(marriage made in heaven)"으로까지 치고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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