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ernet Franc(까베르네 프랑)
훌륭한 포도주를 얻는다는 것은 질 좋은 포도의 품종과 포도주를 빚는 장인의 열정 그리고 긴 세월 익혀 온 비장의 와인 양조 비법이 한데 어우러진 결정을 얻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양조 비법의 하나가 포도 종의 혼합(blending)이다.
이 혼합은 포도주를 양조하는 샤또나 도멘느 또는 네고시앙이 두 가지 품종 이상의 포도를 섞어서 새로운 개성있는 술을 빚는 것을 일컫는다. 와인의 양조에서 서로 다른 포도 종의 혼합은 흔한 일이다. 그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보르도 및 서남부 지방, 호주, 이태리, 캘리포니아 드의 와인 산지들이다.
브랜딩(blending)의 기본 취지는 개별 포도 종이 갖는 특성을 서로 보완적으로 살려 새로이 특성을 보이는 훌륭한 와인을 빚고자 한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모든 지방이 한결같이 브랜딩을 통하여 와인을 양조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양조이다. 이곳에서는 삐노 누와(Pinot Noir) 한 품종의 포도만이 와인의 양조에 허용되고 있을 다름이다.
보르도에서 행하는 포도 종의 혼합에는 통상 3가지가 쓰이며 때로는 최대 5가지의 품종 혼합이 있기도 하다. 물론 이 브랜딩에는 주 품종과 보조적 품종이 구별된다.
보르도의 브랜딩에서 으뜸으로 사용되는 포도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이다. 이들 주종에 대해 보완적인 부원료로 흔히 쓰이는 포도 품종으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말벡(Malbec, 일명 'cot' 라고도 함) 그리고 쁘띠 베르도(Petit Verdot)가 있다.
브랜딩의 배합 비율은 주종이 60~70%에 해당되며 보조 원료의 포도 종이 그 나머지를 충당한다. 참고로, 명주를 생산해 내는 프랑스의 몇몇 샤또들이 샤용하는 혼합의 비율을 살펴보자.
보르도 그라브 지역의 1급 포도주로서 1855년 등급이 매겨진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Brion)의 경우, 메를로가 30%, 까베르네 소비뇽이 30% 이며, 나머지 40 %는 까베르네 프랑이 차지하고 있다. 뽀이약의 1급 샤또인 라피트 로췰드(Chateau Laifte-Rothschild)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70%, 메를로 20%, 까베르네 프랑 5%, 쁘띠 베르도 5% 의 비율로 배합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이 매겨지는 뽀므롤의 샤또 페트루스(Chateau Petrus)에서는 메를로가 주종으로서 95%를 차지하며 나머지 5%는 까베르네 프랑이 맡고 있다.
이처럼 포도 종의 혼합은 술을 빚는 샤또에 따라 그리고 토양의 질과 태양 빛의 많고 적음에 따라 다양하고도 상이한 브랜딩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제 우리는 주로 보르도 지방에서 부원료로 많이 쓰이는 까베르네 프랑에 대해 몇 가지 그 특질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포도 품종은 유사한 이름을 갖고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한결 덜 알려진 포도 종이다. 그러나 보르도 지역에서는 이 품종의 포도가 가장 중요한 브랜딩의 요소가 되어 그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포도 종의 특성은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한결 부드럽고 떫은 맛이 덜한(softer and less tannin) 데 있다. 다시 말하면 까베르네 소비뇽은 떫고 무기질이며 까막까치밥나무의 향(taut, minerally, blackcurrant flavor)을 보이는데 비하여 까베르네 프랑은 풀내음이 무성하며 초콜렛의 향을 보이는 특성(leafy, chocolatey, herbaceous character)을 지니고 있다.
이 포도 종은 보르도와 르와르 지방이 주된 산지이다. 보르도에서는 쌩떼밀리옹과 뽀므롤에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이 지역 전체 포도 식제 면적 가운데 19%의 분포를 차지할 정도이다. 또한 르와르 지방에서는 쉬농(Chinon)의 아뻴라시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 이외의 지역으로는 이태리의 동북지역, 미국의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과 워싱턴 주 그리고 남아공과 호주를 들수 있다. 한 마디로 까베르네 프랑의 와인은 상큼한(lean and crisp) 맛과 붉은 체리의 향, 흙 냄새 그리고 향극하면서도 순한 맛(licoricad a bit of oak) 등을 지니고 있으며 미디엄 바디(medium-bodied)의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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